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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바다.

김어준의 파파이스에서 김지영 감독이 나오면서 언젠가 이 영화가 나올 것이라고 그게 언제쯤인지는 알지 못했다. 

 

이 영화는 2014년 4월 16일 세월호의 침몰원인을 감독 나름의 논리적인 방법으로 푼 다큐멘터리다. 감독은 세월호 AIS 항적도, 전문가 및 생존자 인터뷰, CNN 방송 등을 언급하며 논리를 입증하기 위한 사실을 쉽게 알려준다. 

세월호의 침몰원인은 여러 다양한 설이 있다. 그렇지만 어느 하나 제대로 확실히 밝혀진 것이 없다. 그날 바다, 제작자인 김어준씨도 세월호 침몰원인에 대해 모든 가설은 열어두고 있으며 반론이 있을 수 있다고 영화에서 밝혔다. 세월X를 만든 네티즌 수사대 자로와 김관묵 교수는 외력설에 대해 일부 유사하지만 다른 가설을 제기하고 있다. (세월X도 열심히 봤것만, 기억이 1도 안난다;) 

 

이 영화는 내게 여러가지 복잡한 감정을 안긴다.  

'얼마나 진실로 다가가기 어려우면 감독이 발벗고 나서 영화를 제작했어야 했나', 라는 슬픔과 '누군가들의 노력으로 이 영화가 안나왔다면 나는 세월호의 침몰원인에 대해 생각해보지 못했겠다. 조용히 진실이 묻혀버렸겠다.' 라는 안도감.  

 

부디 이 영화를 시작으로 세월호의 진실이 명명백백하게 드러났음 좋겠다. 

잊지 않겠습니다. 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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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드에 쓰는 것도 오랜만이다. 일본어를 공부할 목적이 사라져서 그런지 거의 일드를 보지 않았다. 물론 그러니 요즘 트랜드도 전혀 모르고 옛날에 다운받아 놓았던 일드를 꺼내보았다.

'로스 타임 라이프(2008)'. 

인생, 죽음을 맞이하기 전, 내게 시간이 주어진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

누군가가 내게 이런 갑작스런 질문을 했고, 일드 '로스 타임 라이프'를 추천해 주었다. 그 당시에는 '죽음'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 적잖히 당황해 머뭇거렸었다. 하지만 누군가 내게 다시 묻는다면 나는 평소와 다르지 않게 보낼 것이라고 답할 것이다. 물론 내 삶에 대해 백퍼센트 만족하지는 않지만, 어느정도 행복하다.   

 

로스 타임 라이프는 에피소드 한 편으로 완결되는 옴니버스 형식으로 드라마다. 축구룰을 기반으로 동일한 프레임을 가지고 있으며 에피소드와 주인공이 다른 형식이다. 보통 주인공이 죽음을 맞이하게 한 시점에 노란 복장을 한 심판단이 우르르 나타나 전광판에 죽기까지 추가 시간(로스 타임)을 보여준다. 추가 시간동안 주인공이 죽기 전 인생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한다. 

 

내가 가장 인상깊게 본 에피소드는 9화 히키코모리 편이다. 9화에서는 일본 드라마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남자 배우 '오오이지미 요'가 나온다. 

인생에 쓸데없는 플레이가 있는 것일까 

-어느 위대한 축구 선수의 말

우리는 죽음을 망각한 채 인생의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한번 뿐인 인생, '지금 여기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야 겠다. 오랜만에 드라마를 통해 놓치고 있었던 삶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블로그 포스팅하면서 알게 되었는데 국내에서도 판권을 사왔는지, 2015년 방영된 동일한 제목의 웹드라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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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영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유명한 영화는 아니다. 우연히 검색하다가 <두개의 빛 : 릴루미노> 유투브 채널로 알게 된 거다. 볼까 말까 고민하다가 출연진과 감독 때문에 보기로 결정. 재생시간 31분, 짧은 영화다. 릴루미노는 '빛을 되돌려주다'라는 뜻으로 라틴어 어원이라고 한다. 

간단한 영화 줄거리는 사진동호회에서 만나게 된 시각 장애를 가진 수영과 인수가 사진을 통해 점차 서로 마음을 열고 다가가는 되는 이야기이다. 남녀의 사랑이야기지만, 영화를 보면서 든 생각은 '볼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소중한 것이구나, 였다.  

영화에서 저시력을 가진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 기기가 나오는 것이 신기했다. 영화를 본 후에 검색을 했더니 릴루미노는 삼성전자에서 만든 저시력인을 위한 보조앱이였다. 따로 저시력인용 VR 기기가 있는 것이 아니고, 앱을 설치하면 기존 VR 기기도 사용이 가능한 것이였다. 게다가 무료 배포였다. 그래서 영화 제목이 릴루미노였구나 싶었다. 

삼성전자 릴루미노 홈페이지 : https://www.samsungrelumino.com/

왜 31분 유튜브 채널 배포 영화에 배우 한지민씨와 박형식씨가 나오게 되었는지, 감독은 허진호 감독이였는지, 왜 삼성전자에서 영화를 업로드 했는지 조금 알게 되었다. 제대로 릴루미노와 VR기기 PPL이였지만, 그래도 영화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다. 다행히 PPL이 불편하지 않은 잔잔한 사랑이야기였다. 

두개의 빛 : 릴루미노 유튜브 채널 : https://www.youtube.com/watch?v=3y5zBY96M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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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영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가끔 난 미술관 옆 동물원, 이 영화를 즐겨봤었다. 비록 많은 관객에게 알려지진 않았지만, 생각보다 이 영화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까 싶다. 그중 나도 하나고, 울적할때마다 보면 뭔지 모를 기분이 좋아진다. 꼭 초콜릿을 한가득 입에 집어넣은 맛이라고 할까? 이제 하도 많이 봐서 어디서 어떤  대사가 나오는 정도는 기본이고, 대사를 따라할 정도지만. 지루하지 않다. 또 어떤 사물에 대한 시각이 나와 다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몇 년뒤의 내 나이를 생각해보면 끔찍했는데 막상 그 나이가 됐을때 담담할 수 있는건 나이를 한살씩 먹어서인가봐. 그럼 그 다음 나이가 그리 낯설지만은 않거든."

군휴가를 나와 옛 애인 다혜를 찾아온 철수, 하지만 그 집엔 다혜는 없고, 결혼식 비디오 촬영기사인 춘희가 살고 있다. 철수는 다혜를 만난다며 그 집에 눌러앉고 춘희는 의도치 않게 낯선 남자와 동거를 하게 된다. 춘희가 밤마다 시나리오를 쓰는 것을 알고 철수는 타이핑을 해주기로 약속을 하고 시나리오 안에 녹아들어 있는 춘희의 사랑을 바꾸려고 한다. 춘희와 철수가 티격태격하는 모습은 조금씩 서로를 이해하고 좋아하는 감정이 싹트게 한다.  

"사랑이란게 처음부터 풍덩 빠지는건 줄로만 알았지,  이렇게 서서히 물들어 버릴 수 있는 건 줄은 몰랐어." 

'미술관 옆 동물원'은 서로 다른 사랑하는 방식과 가치관을 가진 철수와 춘희의 동거를 통해 가치관과 감정의 변화를 조금씩 보여준다.  그리고 1998년이라 지금처럼 사랑의 표현방식이 적나라하지 않아 좋다. 

날씨가 따뜻해지는 봄엔 미술관과 동물원이 있는 과천을 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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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3년만에 첫 직장을 그만뒀다. 3년 정도 회사에 다녀봤더니 대학생 때보다 금전적인 여유는 생겼는데, 마음의 여유가 사라졌다. 회사생활도 어느정도 익숙해졌는데 갈수록 삶의 활력은 없어지고, 언제까지 이 일을 해야 할지 암담했다. 게다가 일이 나와 맞지 않아 매일매일 고통스러웠다.

아무것도 정하지 않고 퇴사, 그 때 나이 29살, 3월

'나의 서른에게'는 내게 옛일을 떠올리게 만드는 영화다. 

'나의 서른에게' 라는 영화는 나이와 생일이 같은 두 여성을 통해 서른이 되기 전 스물아홉이 느끼는 고민을 우리에게 털어놓는다. 번듯한 직장, 승진, 연애 무엇 하나 빠질 것이 없는 임약군, 파리로 여행을 떠난 황천락의 집에 머물면서 임약군은 모든게 완벽하게 보였던 자신의 삶에 균열이 있음을 알게 된다. 음반가게 점원, 퉁퉁한 외모, 남들이 보기에는 보잘 것 없어보이지만 삶에 대해 긍정적인 황천락이 쓴 일기를 보며 임약군은 서른을 맞이할 용기를 얻는다.    

"우리는 매일 죽음을 향해 걸어가니까. 남은 시간이 얼마든 하고 싶은 일을 하고 가고 싶은 곳을 가면 되는 거야. 가장 중요한 건 행복했던 모든 순간들을 기억하는 거지. 인생은 우리 뜻대로 되진 않아.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살아가는 것뿐이야."

이 영화는 서른만을 위한 영화가 아니다. 삶을 살아가는 모두를 위한 영화이다. 타인에게 보여지는 완벽했던 삶이 오히려 공허해지기도 하고 소중한 걸 무심코 지나칠 때가 있다. 그 땐 잠깐 멈춰서 내안의 나를 살피는 게 필요하다. 잠깐 다른 사람보다 늦을 수는 있겠지만 그래야 앞으로 남은 삶을 기꺼이 맞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꿈의 시작은 0이다. 

'나의 서른에게'는 홍콩에서 10년동안 인기있었던 연극 <29+1>을 영화화한 것이다. 왜 인기가 있었는지 알 것 같다. 그리고 주인공 황천락이 너무 사랑스러웠다. 우연히 본 영화에 감사하며, 나도 이탈리아 피렌체 두오모를 꼭 가봐야겠다. 내 버킷리스트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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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알 수 없으며, 어디선가 달려오는 고통을 막을 수 없다. 살아가는 동안 고통은 인간 본연이 이겨나가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밀양은 내게 이런 문제를 던진다.

'종교는 인간에게 구원을 줄 수 있는가'

내 대답은 '아니오' 이다. 인간이 얻는 고통은 결국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스스로 치유를 하는 것이다. 다만 종교는 상처 치유의 과정을 도와주는 매개일 뿐이다. 인간의 상처 응어리는 자신의 풀기 전까지는 누구도 풀 수 없다. 결국 절대자 역시 제 3자다. 

'용서, 고통받은 사람은 용서를 하지 않았는데, 고통을 준 사람은 절대자를 통해 용서를 받을 수 있는가' 

내 대답은 '네. 용서받을 수 있다' 이다. 밀양의 주인공 신애가 교도소 면회를 간다. 당황스럽게도 도섭은 '하나님께서 이미 저를 용서하셨습니다.'라며 일방적으로 말한다. 참 뻔뻔하다.도섭이 말한 '용서'란 고통받은 사람과 별개로 속죄하여 절대자를 통한 마음의 평정을 얻은 것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그가 진실로 절대자를 통한 용서를 받았다면 도섭은 신애에게 그렇게 뻔뻔하게 나올 수 없다. 신애에게 만나자마자 '죄송하다' 라고 말했을 것이다. 사이비 종교가 아닌 이상 내가 알고 있는 어떤 종교 지도자는 도섭처럼 무책임하게 행동하라 가르치지 않는다. 그리하여 내 생각은 도섭 자신은 용서를 받았다고 믿었을 뿐 어쩌면 절대자에게 진실로 용서받지 못한 것이다.  

'비밀 밀(密), 볕 양(陽), 비밀스러운 햇살'

상처받은 사람에게 아무도 모르게 비밀스럽게 다가가는 햇살 같은 존재가 바로 사람인 것이다. 가끔은 가는 곳곳마다 따라다니는 그림자처럼, 어느샌가 모르게 다가오는 햇살. 종교로 구원받지 못한 그녀에게 바로 그는 의지처가 된 것이다. 둘의 앞으로 이야기가 해피엔딩일지는 모르지만, 세상살이에서 결국 상처를 보듬어 새살을 돋게하는 건 사람들이기에. 밀양의 의미는 바로 희망인 것이다. 

 

밀양은 사람들의 이야기다. 극도로 짜여진 고통의 현실이긴 하지만, 그 안에서 햇살로, 결국 극복할 것이다. 그렇기에 보이지 않는 상처들을 가진 사람들이 살아가는 것이고, 다시 희망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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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기 때문에 비밀입니다" 라는 카피를 우리에게 던져 주고 영화는 이야기를 꺼내놓으려 한다. 그 가운데에는 텔레비전을 보면서 천연덕스럽게 명란젓을 하나를 후딱 해치우는 그런 평범한 사람, 그는 헤이스케다. 우연히 그는 텔레비전에서 들려오는 다급한 기자의 목소리를 그날따라 유난히 주시한다. 사랑하는 아내 나오코와 딸 모나미가 탄 버스가 낭떠러지로 추락을 했던 걸 대번에 그는 알아차렸기 때문이다. 응급실에서 그가 마주한 모녀는 생명의 빛이라고는 보이지 않는다. 그가 절망하고 있을 때 기적적으로 모나미가 살아난다. 헤이스케는 뭔가가 잘못 되었음을 인지한다. 그녀는 모나미의 몸을 빌려 살아난 나오코였다. 

 

 

그는 아무도 경험하지 못한 영화 속 이야기만 같았던, 빙의라는 현상을 자신이 겪어야만 하는 평범하지 않은 인물로 하루아침에 변하게 된다. 헤이스케는 사고이후 사랑하는 아내와 삶은 예전과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딸의 몸을 가진 아내는 부부로 지내기에는 제약이 많이 따르게 된다. 그래서 그들은 밖에서는 고등학생인 모나미의 모습으로, 집에서는 주부인 나오코의 모습으로 그들은 2개의 다른 상(象)을 갖게 함으로써 현실의 벽을 넘으려고 한다. 

 

이제 나오코는 다시 찾게 된 제2의 인생을 모나미의 몸으로 표현하고 생각한다. 유행하는 짧은 교복치마를 입는 모습, 열심히 동아리 활동을 하는 모습 등, 자신의 결혼으로 해보지 못한 자신의 꿈을 펼쳐나간다. 이제 나오코가 자신의 청사진을 그려갈 무렵, 반면 헤이스케는 자신의 모습을 모나미와 비교함으로써 자신의 무능감과 모나미에 대한 불신감이 높아진다. 

 

 

그들이 함께 넘으려는 현실의 벽은 높았고 그 벽을 넘으려는 순간, 그들은 자신의 본모습을 깨닫게 되고, 주저하고, 아파한다. 아내를 사랑하면서도 자신의 딸의 몸이기 때문에 안지 못하는 헤이스케에게는 이제 사랑하는 아내 나오코는 더 이상 아내가 아니고, 자신의 딸 모나미도 아닌 제 3의 인물이 되어버린다.

"우리는 우주에서 왔어" 

그 한마디. 헤이스케의 심정을 집약적으로 표현한 말인 것 같다. 우주란 곳은 대부분의 지구인들은 가보지 못한 미지의 공간이다. 우주에서 온 자신들, 빙의된 나오코와 헤이스케 자신이다. 우주인은 지구인에게 이상한 공간에서 온 사람들이고, 지구에서는 제대로 된 생활을 할 수 없는 사람들이다. 지금 자신의 모습과 너무나 유사한 우주인의 모습은 현실에서 삶을 아파하게 만든다.

 

 

갈등이 서서히 잦아드는 날, 라면집에서 일하는 후미야의 아버지라는 역할에 대해 깨달음의 시간을 갖는다. 그 순간부터 그는 새로운 모습으로 변하게 된다. 자신이 현실의 벽과 부딪쳐서 아파하고 있기에 자신이 나오코를 가두어 두고 있는 건 아닌지, 빙의가 된 그 순간부터 그녀는 자신의 아내가 아니였던 것을 모르고 있었던 건 아닌지, 여러 가지 상념의 끝을 잡고 그는 이제 어느 정도 홀로 살아갈 수 있게 되면 놓아줘야 된다는 걸, 미안함을 느낀다.  

 

나오코의 연극. 헤이스케에게 나오코의 자리를 모나미에게 넘겨줘 버리고 자신에 대한 생각을 조금씩 줄여가게 만들어버리기 위한, 자신 때문에 괴로워하는 헤이스케를 보면서 그녀가 생각한 발상이였다. 헤이스케는 영화 마지막까지 자신의 아내인 나오코를 사랑한다. 자신의 딸 모나미였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나오코였다는 사실. 사람이라면 당연히 배신감을 느껴야 하지만, 영화는 헤이스케를 순애보로 만들어 버리고 만다. 

 

 

만약 다른 사람 몸에 사랑하는 사람이 빙의가 되었다면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계속 사랑을 유지할 것인가? 

 

아마도 대부분 사람들이 남편과 아내와 같은 어정쩡한 사이 그대로 살아갈 것이다. 난 아마도 그렇게 살아갈 것 같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둘의 인생 자체가 얼크러져 버릴지 모른다. 서로 의심과 질투로 각자의 생활은 뭉그러져 버린 채 말이다. 

 

 

하지만 비밀에서는 우리가 생각했던 상식의 틀에서 딸과의 동거라는 이상한 소재를 잡고 갈등을 그려나갔다. 그리고 사건들은 헤이스케에게 불가피한 선택을 강요한다. 그리고 그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과 다른 모습의 밧줄을 잡아당긴다. 그가 잡았던 밧줄이 비록 썩은 동아줄을 잡아 아픔을 맛보았더라도 그가 선택한 삶은 누구보다 현명했다고 생각한다. 현실과는 반대의 모습을 표현했을런지는 모르지만 그것을 통해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 줌과 동시에 각자의 삶을 조금은 상처를 받지만 나중에는 둘 모두에게 삶의 해법을 던져준 것이 아닐까? 단순히 같이 산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그게 사랑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서로의 가슴속에서 예전의 사랑했던 모습을 추억하는 것도 사랑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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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홈페이지를 없애면서 영화감상문이 아까서 이 블로그에 영화감상문을 옮겨보려고 한다. 

이 글은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신세기 일본은 혼란하다. 그 혼란을 대처하기 위한 방법으로 신세기 혁명법 BR법을 마련한다.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 수학여행 도중에 납치가 되고 이제 무인도에서 3일동안 혼자 살아남기 위한 게임이 시작된다. 

문을 나서는 순간, 영원한 친구도 존재하지 않고, 서로 등에 칼을 꽂는다. 친구는 적이되고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서 남을 죽여야 하는 상황이다. 서로를 믿지 못하고 오직 믿는 것은 자신과 자신의 무기가 되고 만다. 영화를 보기 시작한 순간부터 이제 난 공자가 말한 성선설을 이해할 수 없다. 극한 상황에 치닫을수록 이타심은 사라지고 이기심만이 존재하므로. 

솔직히 이 영화 너무 잔인하고, 폭력적이다. 하지만 단순히 이런식의 평가를 받기에는 들어있는 내용들이 너무 많다. 내용들이 흘러가면서 일본의 현실을 보여주는 장면들이 삽입함으로 현실을 풍자한다. 

왜 그 아이가 저런식으로 그 게임에 임해야 하는가? 라는 걸 말이다. 신세기의 일본은 앞에서 언급했듯이 혼란스럽다. 많은 실업자들이 생기고, 그로 인해 어른들은 무능력이라는 말에 자살을 시도한다. 또한 교권은 땅에 떨어지고, 학생들은 등교거부를 시작했다. 반 친구를 이지메하고, 부모는 어린 딸을 팔아버린다.

더이상 어른들의 무능함을 감추고, 자신이 만들어 놓은 어른들의 세상을 공고히 하기 위해 강력한 지배정책 배틀로얄이라는 법을 제정했다. 하지만 그 속에 내포된 의미 옛부터 지금까지 만들어온 방식과 전혀 다르지 않고, 강한자만이 살아남는다는 약육강식의 논리만이 적용되었다. 단순히 그런 논리들로 어른들의 자리를 찾으려 한다면 그 법 자체는 의미가 없다. 이제 어른들이 어떻게 하면 좋을까?라는 의문이 화면에 나오는 순간, 난 아이들에게 믿음을 심어줘야 한다고, 불신으로 가득한 세상을 타계하기 위해선 말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누가 살아남을까? 어떤식으로 살아남지? 라는 생각보다 사람이 이렇게 서로를 믿지 못하는데서 시작하면 결국 모두가 죽게 되는 구나! 라는 생각을 가장 많이 했다. 도중에 등대에서 여학생 모두가 죽게 되는 장면이 가장 가슴 아플 정도로 -  인간에 대한 회의와 동시에 결국 인간은 혼자 살아가는 동물이구나를 느끼게 했다. 

엔딩을 보면서 결국 씁쓸함만 계속 입가에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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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5년. 이 블로그를 방치했다. 갑자기 문득 생각이나 작은 일상을 남겨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의 (스포無) 영화감상문이다.  

 

영화 포스터는 교복을 입은 남학생과 여학생이 벚꽃이 한가득 핀 다리 위에 서있고 그야말로 서정적인 분위기인데, 영화 제목이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였다.  

이거 학원물 아니고 공포영화인건가?

근데 '췌장'은 어디있는건가? 

(췌장은 '이자'라고도 불리며 위장 뒷쪽에 있다.)

간단한 줄거리는 췌장에 병이 걸린 시한부 인생을 사는 여학생과 그 사실을 알게 된 남학생의 이야기다. 도서관으로 시작하는 분위기가 영화 '러브레터'와 시한부 인생을 사는 여학생은 드라마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에서 비슷하다. 물론 전체적인 분위기는 다르다. 오히려 명랑하다.

한국에서 개봉되는 일본 영화는 유독 학창시절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그 사랑은 지고지순하다. 

학창시절 첫사랑 영화가 많은 이유는 일본인의 특성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일본인은 강한 애정이나 증오를 느끼고 있었다 하더라도 말로 표현하거나 얼굴에 나타나지 않고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행동한다. 또한 옆 사람에게 폐를 끼지 않기 위해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다. 그래서 혹자는 일본인의 속마음을 알기 어렵다고 한다. 

 

그런데 일본인의 특성이 만들어지기 전에 자신의 마음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시기가 바로 학창시절이라는 것이다. 그 시절을 그리워하고 기억하고 싶기 때문이라는 이야기이다. 나도 이 의견에 동감한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는 발랄한 여학생과 조용한 남학생의 이야기가 작위적이지 않아 좋았다. 주옥같은 명대사가 많았지만, 기억할 수 없었다. 시한부 인생의 여학생을 통해 지금, 바로 여기에서 현재를 값지게 살아가야 한다는 걸 다시 알려줘서 너무 고마웠다. 

제가 눈물이 많은 사람이긴 하지만, 손수건을 준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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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드] 갈릴레오

출연진 :후쿠야마 마사하루, 시바사키 코우, 키타무라 카즈키, 마야 미키

사실 '갈릴레오', 이 드라마를 볼려고 했던 것이 아니였는데, 무카이 오사무 씨의 오샤레이즘을 보다가 사회자가 갈릴레오 라는 이야기를 하는 바람에 바로 다운 받았죠. 사회자가 방송에 말할 정도면 유명한 드라마구나 싶어서요.

 

한마디로 말하면 괴짜인 교수가 형사의 여러가지 사건을 도와주는 간단하고도 싱거운 줄거리입니다만, 실상 드라마를 보게 되면 정말 다르답니다. 빈틈없는 내용과 꼼꼼한 줄거리 때문에 한편을 보면 바로 다음편을 보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죠.

한 편씩만 봐도 될 드라마를 전 거의 3일만에 끝냈고는 처음 드는 생각은 "저 주인공 교수 천재다. 허나 나는 바보군. 저 어려운 사건을 어떻게 알지? 완전 탐정 김전일 같아." 라고 말했다죠. 지금 이 글을 올리는 시점도 전 다시 태어나도 저런 어려운 사건은 못풀꺼 같다는 생각이 든다죠.


글고 보다보면 정말 교수님이 멋져보이드라구요. 사건을 한번에 문제없이 풀어내서 그런지는 모르지요. 근데 웃는 모습은 영 아닙니다만. 아무튼 드라마 정말 볼만합니다. 시간나시면 봐보세요~

어디서 보니까 2006년에는 노다메 칸타빌레의 해였고,2007년은 갈릴레오 해라고 하더군요.
드라마 갈릴레오는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최우수 작품상 등등 온갖 상을 다 휩쓸었더라구요.

우리나라도 과학자 이야기 좀 나왔으면 좋겠네요. 카이스트 이후에 제대로 나온 드라마가 없으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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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드] 우리집 남자

출연진:
호리키타 마키, 카나메 준, 오카다 요시노리, 무카이 오사무, 야마모토 유스케

참 제목이 특이한 이 드라마, 우리집 남자.
이 드라마 역시 존재자체를 몰랐지만, 무카이 오사무씨가 출연했기 때문에 보게 되었다죠. 

제각각의 삶을 살던 6명의 형제와 홈리스였던 한 치사토가 펼치는 코믹하고 따뜻한 가족애를 다루는 내용이지만, 뭔가 제 정서와는 사뭇 달라서 중간에 봐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한참을 고민하다가 이제야 끝을 봤습니다. 
물론 그 원동력은 제가 좋아하는 무카이 오사무씨!

 

관전포인트라면, 많은 남자배우가 나온다는 것! 이 정도!
너무 기대하지면 역시나 큰 실망이 따르게 되지만 가볍게 한편씩 보는 것도 좋을 것습니다.
.

.
내용자체가 처음부터 시작하는 가족애가 아니라, 점점 시간이 지나가면서 만들어지는 가족애기 때문에 후반부부터는 점점 보게 되는 약간의 매력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상입니다. 길게 쓰고 싶어도 딱히 가볍게 보는 것이 좋기 때문에 길게 쓰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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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드] 단 하나의 사랑


출연진 - 카메나시 카즈야, 아야세 하루카, 다나카 코키, 히라오카 유타, 토다 에리카 

 

 


푸훗-
정말 그럴 의도는 없었는데, 또 아야세 하루카 씨의 드라마를 보게 된 것이죠.
그냥 무의식적으로 일드를 선택함에도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호타루의 빛, 백야행 등등 
항상 그녀의 드라마만 졸졸 따라 다니는 느낌이 들지만 어쩔 수 없지요. 
자고로 드라마는 무념무상으로 열심히 봐주는 것이 도리니까요.
 
 


'단 하나의 사랑' 이란 제목으로 알 수 있듯이,
우리나라에서 드라마를 조금 봤다? 라고 하는 분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내용이 유추 가능하겠죠?
바로 정답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지고지순한 사랑 내용이란 말씀입니다!

거기에다 1편만 보면 다 알 수 있는 주인공들의 인물구도 -  
대형 보석상점 외동딸, 사랑 가득 받고 자란 쓰키오카 나오,
어릴적 아버지를 잃고 선박철공소에서 어머니와 아픈 남동생을 부양하고 청년 가장, 칸자키 히로토
이 둘이 만들어가는 사랑이야기가 내용이라는 건 다들 짐작하고 있으시겠죠!


드라마를 좋아하는 저도 이런 내용이라서 다운을 받지 않고 그만 보려고 했죠.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가속이 붙어 보기 시작했어요.
우리나라에서 나오는 드라마랑 전개가 비슷하면서도 달랐거든요.



보통 이런 류의 우리나라 드라마는 중간에 권력 때문에 사랑을 방해하고 죽어라 미워라 할 수 있는 캐릭터가 있기 마련이죠. 이 '단 하나의 사랑' 드라마는 죽어라 욕해줄 사람이 없어도 무리없이 그냥 흘러갑니다. 이렇게 순수하게 내용이 전개되는데도 무리없이 재미있는 것 같아요. 물론 주인공에게 고난은 없는 건 아니고, 상황도 가끔은 작위적이긴 하지만, 선악의 차이가 극명하지 않다는 거예요. 

아무튼 주저리 주저리 썼긴 하지만, 그냥 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
전 재미있게 봤지만, 강추 이렇게 말하면 또 분명 실망하는 사람들이 생기기 마련이니
일드'단 하나의 사랑'은 보통이였습니다, 라고 대답하겠습니다.


그럼 좋은 밤 되시길!

앗, 여기 남자주인공 '신의 물방울'에도 나왔다죠.
갑자기 일드 리뷰를 쓰니 한달동안 마음을 접은 일본어 공부도 슬슬 시작해야 할 것 같아요. 
잠시 한국에 있기로 마음을 바꾸니 요즘 갑자기 바빠지는 것 같아요.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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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드] 호타루의 빛


출연진 - 아야세 하루카, 후지키 나오히토, 쿠니나카 료코, 다케다 신지, 카토 카즈키

건어물녀란 여자로써 매력이 말라 버린 여자를 뜻하는데, 아마 이 말이 유행한 것은 '호타루의 빛' 이 드라마 때문일 듯 싶다. 일본어 공부한다고 지인들에게 매번 추천작만 한가득 써놨는데, 사실 이 드라마는 리스트 자체에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 재미난 것을 내 지인들이 안본게 아닌가 싶다.
   

그냥 우연히 네이버에 검색하다가 '호타루의 빛' 드라마를 알게 되었고, 여 주인공이 아야세 하루카 라서 보기 시작하게 된 것도 있다. 아야세 하루카는 '호타루의 빛' 이외에도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백야행'에서 개인적으로 연기를 너무 잘해서 좋아하게 된 연기자라 그냥 스토리 이런거 없이 믿고 보기로 했다.

주인공인 호타루양은
매일 츄리닝을 입고,
분수 머리를 하고,
이리저리 뒹굴뒹굴 거리고,
집안을 엉망진창으로 만들고,
좋아하는 사람에게 문자가 오면 어떻게 할 줄 모르는 것이 나는 그저 귀엽기만 했다.

처음은 연애는 원래 순수해질 수 밖에 없고, 초기에는 뭐라 문자를 보낼까 고민만 가득하고, 호타루양이 그건 건어물녀라서가 그건 연애의 설렘 때문이라 생각한다. 



생각보다 '호타루의 빛' 드라마는 재미있고 유쾌했다.


거기에 호타루양과 어찌어찌해서 함께 살고 있는 부장님이 너무 멋지다. 호타루양을 맨날 구박만 하는 모습이 조금 얄밉긴 했지만 어느 순간 부장님의 매력에 빠져 들게 되어버린다.


'호타루의 빛', 이 일본드라마를 보면서 우리나라와 문화가 조금 많이 다르구나 싶었다. 이 드라마에서 동거를 하는 것을 회사에 알린다던지, 회사에서 사내연애를 마구 밀어준다던지 등 이런 장면이 나왔다. 우리나라는 동거, 사내 연애 하게 되면 쉬쉬 하며 비밀로 하는게 일반적인데 비해서 일본은 문화가 다르군 싶었다. 드라마에서만 그러는 건가, 사실 내가 일본을 살아보지 않아서 모르겠다. 역시 동양이라고 다 같다고 생각하면 정말 큰일이구나 싶다.

아무튼 '호타루의 빛'은 재미있는 드라마였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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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다만 널 사랑하고 있어

감독 - 신조 타케히코

출연진
사토나카 시즈루 역 - 미야자키 아오이
세가와 마코토 역 - 타마키 히로시

'다만 널 사랑하고 있어' 라는 제목의 영화다. 친구의 추천으로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보는 내내 재미있었다. 사실 의학적으로 설명이 될련지는 모르겠지만. 원래 영화는 허구를 만들어 내니까 그런가 부다 이해할 수 있다.

이번에 포스팅 하면서 알게 되었는데, '다만 널 사랑하고 있어' 감독이 '지금 만나러 갑니다' 감독이라고 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유사한 분위기인 걸 보면 역시 영화도 감독 분위기에 따라 만들어 지는 구나 싶다.

그의 사랑도 아프고,
그녀의 사랑도 아프지만

사랑은 누군가에게 마음을 옮기는 가장 행복한 일.

'단 한번의 키스, 단 한번의 사랑'

아마 이 한 줄로 이 영화를 소개할 수 있을 것만 같다. 영화의 대사로 기억하는데, 어떤 사람이 이걸로 이 영화를 설명할 수 있어 라고 묻는다면, 이 영화를 보시면 알게 될 것이다.

우리가 사람을 만나고 누군가를 좋아하고 함께 하고 싶고 이런 모든 순수한 감정들을 이 영화에서 느낄 수 있다. 내용은 SF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구성상 전혀 무리없이 만든 영화. 

요즘 일본드라마나 애니메이션이나 영화에 대한 포스팅을 하다보면 어찌 나는 다 괜찮다, 라는 것 밖에 없는가 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내가 일본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보는 것도 있지만, 보는 것마다 주변 사람들의 추천을 받아서 본 것 밖에 없기 때문이다.

역시 '다만 널 사랑하고 있어'도 괜찮고, 참 순수하게 보기 좋다 라고 표현하고 싶다. 그리고 노다메 칸타빌레에 나오는 타마키 히로시의 군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 근데 아무리 봐도 타마키 히로시 군은 노다메 이외에는 멋져보이지 않는다. 도대체 뭐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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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와 나 (1996.07~1997.03)

원작 -
나가와 마리모


아기와 나는 되게 오래된 애니메이션이다. 내가 처음 고등학교 때 만화책으로 읽게 되었으니 지금 생각해보면 만화책을 본지만 10년이 넘는 거다. 

그러고 이번에 일본어 공부하면서 보게 된 아기와 나 애니메이션. 


사실 요즘과 같은 디지털 시대에 이 만화를 보고 있으면 참 아날로그스럽구나 싶기도 하고 후지다 이런 느낌도 난다. 하지만 보다보면 익숙해지기 마련. 역시 내용이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 되는 순간이 있다.   

 
 


어머니가 병으로 돌아가신 집에는 타쿠야와 미노루와 그의 아버지가 살고 있다. 아버지는 항상 일로 바쁘고 타쿠야는 미노루에게 때로는 어머니가 되기도 하고 형이 되기도 한다. 기본적인 줄거리는 이렇긴 하지만 각각의 편이 다른 내용으로 나눠지기 때문에 중간중간 봐도 무방하다.


총 35편으로 끝나는 애니메이션은 내가 제일 감동적이였던 만화의 장면을 빼고 있다. 애니메이션 감독의 의도인가 아니면 만화 원작자가 안된다고 했나 나름의 상상력을 펼치고 있지만 그건 둘의 문제이고 나는 애니메이션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아기와 나. 사실 너무 오래된 애니메이션이라 사실 보는 사람들마다 별로야 할 수 있지만, 각각에 작품에서 그려내는 형제애와 여러가지 사회 문제를 함께 느낄 수 있는 시간이라 상당히 괜찮았다. 아, 시간 나면 만화책으로 이 감동을 다시 느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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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프렌즈 (2008.04 ~2008.06)

출연진 - 나가사와 마사미, 우에노 쥬리, 에이타, 미즈카와 아사미, 니시키도 료 

 

노다메 칸타빌레를 너무 재미있게 봐서, 좋아하게 된 우에노 주리양. 그녀가 나왔던 드라마를 보자는 마음에 시작했던 라스트 프렌즈. 제목을 해석해보면 '마지막 친구들' 라는 이 드라마는 우정만을 강요하는 식상한 트랜디 드라마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라스트 프렌즈, 이 드라마 제목에 대한 기대와 다르게 내용은 반전된다.

 
 

이 드라마가 그리고 있는 세상이란 그렇게 아름답지 않으며, 우리가 TV 시사 다큐에서 볼 수 있을 법한 이야기들을 꺼낸다. 가정폭력, 데이트 폭력, 성추행, 동성애 등등. 트랜디라고 생각했던 드라마가 아주 심각한 이야기로의 변신은 어쩌면 우리가 깨닫지 못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내부를 보여주려고 했을 것이다.

잠깐 생각해보자.

당신은 당신이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그 누군가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다 표현하는가.

이 질문에 나 역시 아니다. 상대방이 내 이야기 때문에 신경쓰고 싫어할까봐 숨기는 것이 당연하게 되어가고 있다. 바로 사회가 이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드라마 주인공들 역시 우리와 비슷하다. 만약 그들이 서로의 마음을 솔직하게 말할 수 있었다면 그들은 조금 더 쉽게 이야기가 전개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이 그들의 아픔을 받아들여주지고 않고, 사회가 금기시 하는 일들이라 더욱 마음 속 깊은 곳으로 꼭꼭 숨기고 있는 것이다.

라스트 프렌즈, 제목처럼 그들은 마지막 친구가 되었을 것이다. 친구도 아닌 애인도 아닌 가족도 아니지만 그들 방식으로 살아가는 방법과 사랑하는 방법을 깨닫고 알았을 것이다. 서로를 통해 상처를 깁고, 새살이 돋는 날을 기대하면서 말이다.

라스트 프렌즈. 사회적인 이슈가 많이 들어가 있는 드라마라 보는 내내 울컥 울컥, 두근두근 그랬지만 한번쯤 드라마를 통해서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마음 속으로 생각하는 기회를 만들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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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따윈 필요없어, 여름 (2002.07 ~2002.09)

출연진 - 히로스에 료코, 와타베 아츠로, 사카구치 요코, 한카이 카즈아키, 스즈키 카즈마, 후지와라 타츠야, 니시야마 마유코, 모리모토 레오, 마츠오 레이오 

 

사랑따윈 필요없어, 라는 제목으로 한편의 영화가 개봉했다. 문근영 씨와 김주혁 씨의 주연으로 한 영화를 보고 나서 나의 기분은 무슨 영화가 이래? 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한마디로 영화는 엉망진창이였다. 무슨 영화가 사랑도 아니고 남매애도 아닌 이야기를 시작하려다가 그만둔 것 같았다. 원작인 일본드라마도 이런가 싶었다.

그 때 친구가 내게 그랬다. 원작인 사랑따윈 필요없어, 여름은 절대 안그렇다고. 김주혁씨와 문근영양이 소화를 못한건지, 10편의 드라마를 1편의 영화로 줄여서 내용이 이상한건지 모르지만 아무튼 원작은 다른 느낌일꺼라고. 한번 봐보라고 했다. 그리고 3년이 흘렀다. 이제서야 나는 이 드라마를 보았다. 친구가 왜 다르다고 했었는지 알 것만 같다. 

 



'사랑따위 필요없어' 영화는 10편의 많은 이야기를 1편으로 줄이다가 감정선을 잃어버리고 도중에 내용이 달라져 뭔가 들어간 것도 아니고 안들어간 것도 아니 어중띤 드라마가 되어버렸다. 거기에 김주혁씨와 레이지와 문근영씨와 아코와 캐릭터가 달라 만약 일본드라마를 본 사람들이라면 영화가 원작을 망쳤다 라는 이야기를 할 것 같다. 


아무튼 일본드라마로 돌아오면 이 드라마는 저 위에 보이는 저택에서 레이지상과 아코가 벌이는 이야기이다. 내용이야, 사실 돈을 목적으로 오빠라고 들어온 레이지가 아코를 사랑하게 되는 간단한 이야기이다. 원래 히로스에 료코가 표정연기에 달인이고, 독특한 캐릭터를 만든 와타베 아츠로 역시 단연 돋보인다.


결말은 한국영화와 다르지만, 잘 만든 드라마라 생각한다. 등장인물로 나오는 후지와라 타츠야는 베틀로얄에서도 주인공으로 나왔던 사람이니 오랜만에 드라마에서 보니 반가웠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참 많은 배우들이 드라마에 반복적으로 나오니 그런 점들이 재미있다.


앗, 그리고  한국 영화의 제목은 '사랑따위 필요없어'지만, 일본드라마 원래 제목은 '사랑따윈 필요없어 여름'이라는 것도 알아두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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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내가 알고 있기로는 원작을 바탕으로 한 드라마인 노다메 칸타빌레가 애니메이션보다 더 인기가 많은 걸로 알고 있다. 내 주변에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노다메 칸타빌레는 드라마를 추천했다.

하.지.만.

나는 애니메이션을 먼저 보고 드라마를 봤다.

일본편 - 23편
파리편 - 11편


애니메이션 노다메 칸타빌레는 드라마보다 내용이 더 풍부하다. 만화의 상상력이 더해져서 그런지, 인물도 훨씬 더 많이 나오고 내용도 많이 들어 있다. 아마도 드라마를 만들면서 각본해서 그런 듯 하다.

 
 

그래도 노다메의 쓰레기 공장을 연상하는 집과 그 안에서 잠을 자는 부분은 드라마나 애니메이션이나 똑같다.

슈트레제만은 여기나 거기나 특이한 것은 변함없고.

미네군과 마스미군 역시 별차이 없고.

일본편 마지막 연주 장면!
연주장면은 사실 실감나는 건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카하햐.
여기는 드라마보다 애니메이션 볼 때 더 멋지다라고 생각했었다.
이유는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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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휘두르며 (2007)

감독 -  미즈시마 츠토무
원작 - 히구치 아사

친구에게 내가 "일본어에 흥미를 갖고 싶어! 어떤 애니메이션이 좋을까" 라고 물었을 때, 제일 먼저 소개시켜준 애니메이션이다. 이 애니메이션이 일본에서 유명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크게 휘두르며" 라는 제목 자체가 참 난감했다. 아마 난감 이외는 적당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 걸 보면 내가 느낀 제목 당황스러움은 표현된 듯하다.

 

 
하지만 이 제목의 당황스러움 따위는 딱 한 편 보면 사라진다.

"크게 휘두르며"는 소심한 주인공 미하시가 니시우라 고등학교에 들어가서 투수로서 성장하는 성장기를 그린다. 물론 스포츠 애니에 항상 단골처럼 들어가 있는 동료애도 볼만하고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한 팀의 일원이 되어가는 것 또한 재미를 준다.

야구를 제대로 모르고, 텔레비전에서 중계할 때 다른 곳으로 돌려버렸던 나도 이 애니메이션을 보면서는 미하시와 한 팀이 되어 응원을 하고 울고 웃었다.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소리를 질러본 것도 "크게 휘두르며"가 처음이다.

덧붙여 감독과 선생님 말해주는 운동 심리학에 관한 이야기도 재미를 더해준다.

현재 아마 더 이어지지 않을까 싶지만 내가 본 것은 26편이다. 아직 니시우라 고등학교가 전국체전에 나가기만 했으니 더 기다려보는 수 밖에. 많은 우여곡절이 있겠지만, 다음 시즌이 빨리 나왔으면 하는 바래본다.

운동 애니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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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2004.04~ 2005.09)

원작 - 우라사와 나오키


몬스터, 내가 본 애니메이션 중에서 정말 최고봉이 아닌가 싶다. 74편이라는 길고도 긴 애니메이션 끝을 2번이나 찍었다는 것에 대해서도 나 자신에게도 감동했다. 지루함없이 다음편을 봐야 하는 의무감이 생길 정도니 딱 내 구미를 당긴 애니메이션이였다.


우라사키 나오키의 만화인 몬스터를 원작으로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몬스터는 처음에는 두개골의 총상으로 병원으로 실려오게 된 요한을 총망받는 신경외과 의사 덴마가 수술을 집도하면서 이 이야기는 시작된다.



김춘수의「꽃」 중에서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김춘수의 '꽃' 이라는 시에서처럼 우리가 가진 이름의 의미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단지 이름이라는 의미는 단순히 부름기 위함을 떠나서 나라는 존재에 명명하는 의미를 가진다. 몬스터와 시가 여기서 접점을 가진다. 한마디로 '존재'의 의미.

내가 혼자 삽질하면서 이 애니매이션을 나 혼자만 이상하게 해석한 걸 수도 있다. 몬스터에서 주인공 요한과 니나는 이름이 없다. 단순히 정부에서 비밀리에 만들어진 인간 병기처럼 만들어진 인간이다. 부모가 이름을 지어주지도 만들어주지도 않았다. 요한은 자신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는다.


세상에서 자신의 이름을 알고 있는 가까운 사람이 죽고 자신만 홀로 살아갈 때, 자신의 이름을 불러준들 세상에 존재하는 느낌이겠는가. 그렇게 되면 내 이름은 부르기 위한 도구일 뿐, 존재는 의미가 없어진다. 이 사실을 아는 요한은 자신을 그렇게 만든 사람들을 외롭게 만든다. 인간을 가장 고독하게 만든다.

이 애니매이션은 죽음의 슬픔도 존재의 기쁨도 없이 살아가는 삶을 요한을 통해 그리고 있다. 몬스터 라는 제목으로 만약 괴물, SF를 상상하시는 분들께는 조금 미안하지만, 이 애니의 내용은 인간의 변화를 통해서 인간이 가장 악랄하고 무서워질 수 있으며, 착하고 순하게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하지만 그 모든 문제를 접고 우리의 존재는 빛이 나는 것은 결국 변화가 가능한 동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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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2004.07~2004.09)

출연진 - 야마다 타카유키, 아야세 하루카, 오가타 나오토, 사쿠라이 사치코, 타나카 코타로, 에모토 타스쿠, 마츠시타 유키, 미우라 토모카즈, 나카다이 타츠야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라는 영화를 보고 다시 드라마를 보게 되었다. 분명 나는 내용을 다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에 빠져들었고, 순식간에 11편을 봤을 정도로 끌림이 있는 드라마였다.


누군가가 보면 참 뻔한 첫사랑과 나쁜 병에 걸려서 죽는 뻔하고 뻔한 이야기가 아니냐며 내게 말할지도 모른다. 물론 한 줄로 요약하면 정말 그렇게 뻔하게 될 수도 있다.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는 조금 다르게 진행한다. 흔해 빠진 첫사랑의 죽음이 사쿠의 인생을 바꾸고, 그녀의 백골가루를 바라보고 아키를 매일 잊지 않으려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드라마는 첫사랑의 풋풋함도 들어 있는 동시에 누군가를 떠나보내고 마음 속에 간직하며 살아가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이 드라마는 꺼내고 있다는 것이다.  


우연히 생물선생님의 장례식이 비가 오는 바람에 그 것이 인연이 되어 시작되는 첫사랑.



아키가 제일 좋아하는 사람이 되어버린 사쿠.
사쿠가 제일 좋아하는 사람이 되어버린 아키.


어린 나이지만 형식적인 결혼식을 하고.

 

누군가를 평생 간직할 수 있을까. 그게 가능하기는 할까

.

물론 누군가를 그리워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쿠처럼 인생의 인연이 아키만을 위해, 그녀를 잊지 않기 위해 발버둥치면서 먼 훗날 자신에게 다가온 사람까지 거부하는 사쿠처럼, 아마 나는 그렇게 살 수 없을 것 같다.

물론 사쿠가 태어나는 걸 기다렸다고 말했던 아키긴 하지만 그녀가 진정 원한 건 그녀가 이 세상에 있었다는 것을 기억해주는 바람이 전부였을 것이다. 아키의 죽음을 부여잡고 사는 사쿠보다는 그의 인생을 멋지게 살아가는 것을 아키는 진정 바랬을 것이다.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를 보면서 나는 너무 울어서 눈이 붓기도 하고, 책상 위에 휴지가 가득했다. 눈물과 콧물을 뽑 빼줄만큼, 이 드라마의 구성과 내용이 감동적이다. 물론 아키와 사쿠군으로 나왔던 두 주인공 연기가 좋았으니 이 드라마가 빛날 수 있었던 것 같다.  

아무튼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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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토토로 (1988)

감독/각본 - 미야자키 하야오

사츠키 목소리 역 - 히다카 노리코
메이 목소리 역 - 사카모토 치카


이웃집 토토로 이 애니매이션은 지금 봐도 참 기분이 좋다. 벌써 10년이 넘은 애니매이션인데도 지금 만들어진 것처럼 오래된 느낌이 전혀 없다. 정말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군! 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내가 왠간하면 일본사람 이름을 잘 못외우지만 감독 이름까지 아는 걸 보면 이 애니가 정말 맘에 들긴 했나보다.

옛날 일본의 농촌 마을에 두 자매가 숲의 요정 토토로를 만나게 되는 이야기다. 소소한 일상이라 누군가에게는 별로 일 수도 있겠지만, 나는 만족하고, 좋아했다. 그리고 사실 이웃집 토토로 보고 "별로 였어!" 한 사람을 본적이 없다.

또 이 이웃집 토토로의 포인트는 목소리다. 정말 옆에서 꼬마들이 뛰어 노는 듯한 실감나고 정말 보는 내내 메이같은 아이가 집안 구석구석을 뛰어 노는 듯 했다. 이 애니매이션이 한국에서 개봉한 터라 한국어 더빙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자막으로 보는 것이 제일이라 생각한다.

귀여운 메이와 사츠키가 만나게 되는 숲의 요정 토토로를 만나러 가면
고양이 버스도, 꼬마 토토로도 다 볼 수 있다.

토토로를 만나러 가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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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야행 (2006.01~ 2006.03)

출연진 - 야마다 타카유키, 아야세 하루카, 와타베 아츠로, 타나카 코타로, 코이데 케이스케

하얀 밤을 걷다, 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백야행은 14년간에 인연을 가진 두 남녀의 이야기다.  
그 처음엔 어린시절 풋사랑으로 시작했지만 어쩌면 그들의 인연은 악연이였는지 끝에는 너무 얽키고 설켜 서로에게 힘든 존재가 되어버린다.  

이 드라마는 우리가 알 고 있는 반짝 반짝 빛나는 사랑이야기가 아니다. 어쩌면 왠간한 우울한 드라마보다 더 우울하면 했지 덜하지 않는다. 하나의 과거가 두 사람의 인생을 비참하고, 매번 세상에서 도망치게 만들어 버린다. 마치 밤이 되어도 어쩔 수 없이 낮처럼 지낼 수 있는 극지방처럼, 그들에게는 휴식을 주는 절대 밤은 찾아오지 않는다. 과거를 과오를 덮기 위해 매번 거짓을 만들고 자신이 좋아하는 그를 범죄를 저지르도록 시키는 유키호와 사랑이란 명목 아래 그녀를 위해 이름없는 유령처럼 인생을 희생하고 있는 료지는 아마 이 세상에서 가장 비참한 인생을 살고 있는게 아닌가 싶었다. 

백야행을 대작이라고 한다. 나도 물론 동감하지만, 요즘 우울하거나 힘든 일 있으신 분들은 절대 보지 마셨으면 좋겠다. 내가 우울한데, 일본어 공부한다고 이 드라마를 봤다가 한동안 일드와 멀리했기 때문이다. "한동안 사는게 왜, 인간은 왜, 결국 인간이 제일 무섭구나, 세상에는 믿을 사람이 없는 거야" 라며 온갖 잡생각을 했으니! 자신의 기분상태에 따라 보시길 바란다. 

물론 백야행에서 유키호와 료지로 나오는 두 주인공의 연기는 정말 감동이다. 이 두 사람은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에도 함께 나오더니 여기 백야행도 나왔다.

암튼 일부러 내용을 적지 않았으니 백야행 한번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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