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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영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가끔 난 미술관 옆 동물원, 이 영화를 즐겨봤었다. 비록 많은 관객에게 알려지진 않았지만, 생각보다 이 영화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까 싶다. 그중 나도 하나고, 울적할때마다 보면 뭔지 모를 기분이 좋아진다. 꼭 초콜릿을 한가득 입에 집어넣은 맛이라고 할까? 이제 하도 많이 봐서 어디서 어떤  대사가 나오는 정도는 기본이고, 대사를 따라할 정도지만. 지루하지 않다. 또 어떤 사물에 대한 시각이 나와 다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몇 년뒤의 내 나이를 생각해보면 끔찍했는데 막상 그 나이가 됐을때 담담할 수 있는건 나이를 한살씩 먹어서인가봐. 그럼 그 다음 나이가 그리 낯설지만은 않거든."

군휴가를 나와 옛 애인 다혜를 찾아온 철수, 하지만 그 집엔 다혜는 없고, 결혼식 비디오 촬영기사인 춘희가 살고 있다. 철수는 다혜를 만난다며 그 집에 눌러앉고 춘희는 의도치 않게 낯선 남자와 동거를 하게 된다. 춘희가 밤마다 시나리오를 쓰는 것을 알고 철수는 타이핑을 해주기로 약속을 하고 시나리오 안에 녹아들어 있는 춘희의 사랑을 바꾸려고 한다. 춘희와 철수가 티격태격하는 모습은 조금씩 서로를 이해하고 좋아하는 감정이 싹트게 한다.  

"사랑이란게 처음부터 풍덩 빠지는건 줄로만 알았지,  이렇게 서서히 물들어 버릴 수 있는 건 줄은 몰랐어." 

'미술관 옆 동물원'은 서로 다른 사랑하는 방식과 가치관을 가진 철수와 춘희의 동거를 통해 가치관과 감정의 변화를 조금씩 보여준다.  그리고 1998년이라 지금처럼 사랑의 표현방식이 적나라하지 않아 좋다. 

날씨가 따뜻해지는 봄엔 미술관과 동물원이 있는 과천을 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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