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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휘두르며 (2007)

감독 -  미즈시마 츠토무
원작 - 히구치 아사

친구에게 내가 "일본어에 흥미를 갖고 싶어! 어떤 애니메이션이 좋을까" 라고 물었을 때, 제일 먼저 소개시켜준 애니메이션이다. 이 애니메이션이 일본에서 유명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크게 휘두르며" 라는 제목 자체가 참 난감했다. 아마 난감 이외는 적당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 걸 보면 내가 느낀 제목 당황스러움은 표현된 듯하다.

 

 
하지만 이 제목의 당황스러움 따위는 딱 한 편 보면 사라진다.

"크게 휘두르며"는 소심한 주인공 미하시가 니시우라 고등학교에 들어가서 투수로서 성장하는 성장기를 그린다. 물론 스포츠 애니에 항상 단골처럼 들어가 있는 동료애도 볼만하고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한 팀의 일원이 되어가는 것 또한 재미를 준다.

야구를 제대로 모르고, 텔레비전에서 중계할 때 다른 곳으로 돌려버렸던 나도 이 애니메이션을 보면서는 미하시와 한 팀이 되어 응원을 하고 울고 웃었다.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소리를 질러본 것도 "크게 휘두르며"가 처음이다.

덧붙여 감독과 선생님 말해주는 운동 심리학에 관한 이야기도 재미를 더해준다.

현재 아마 더 이어지지 않을까 싶지만 내가 본 것은 26편이다. 아직 니시우라 고등학교가 전국체전에 나가기만 했으니 더 기다려보는 수 밖에. 많은 우여곡절이 있겠지만, 다음 시즌이 빨리 나왔으면 하는 바래본다.

운동 애니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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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2004.04~ 2005.09)

원작 - 우라사와 나오키


몬스터, 내가 본 애니메이션 중에서 정말 최고봉이 아닌가 싶다. 74편이라는 길고도 긴 애니메이션 끝을 2번이나 찍었다는 것에 대해서도 나 자신에게도 감동했다. 지루함없이 다음편을 봐야 하는 의무감이 생길 정도니 딱 내 구미를 당긴 애니메이션이였다.


우라사키 나오키의 만화인 몬스터를 원작으로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몬스터는 처음에는 두개골의 총상으로 병원으로 실려오게 된 요한을 총망받는 신경외과 의사 덴마가 수술을 집도하면서 이 이야기는 시작된다.



김춘수의「꽃」 중에서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김춘수의 '꽃' 이라는 시에서처럼 우리가 가진 이름의 의미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단지 이름이라는 의미는 단순히 부름기 위함을 떠나서 나라는 존재에 명명하는 의미를 가진다. 몬스터와 시가 여기서 접점을 가진다. 한마디로 '존재'의 의미.

내가 혼자 삽질하면서 이 애니매이션을 나 혼자만 이상하게 해석한 걸 수도 있다. 몬스터에서 주인공 요한과 니나는 이름이 없다. 단순히 정부에서 비밀리에 만들어진 인간 병기처럼 만들어진 인간이다. 부모가 이름을 지어주지도 만들어주지도 않았다. 요한은 자신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는다.


세상에서 자신의 이름을 알고 있는 가까운 사람이 죽고 자신만 홀로 살아갈 때, 자신의 이름을 불러준들 세상에 존재하는 느낌이겠는가. 그렇게 되면 내 이름은 부르기 위한 도구일 뿐, 존재는 의미가 없어진다. 이 사실을 아는 요한은 자신을 그렇게 만든 사람들을 외롭게 만든다. 인간을 가장 고독하게 만든다.

이 애니매이션은 죽음의 슬픔도 존재의 기쁨도 없이 살아가는 삶을 요한을 통해 그리고 있다. 몬스터 라는 제목으로 만약 괴물, SF를 상상하시는 분들께는 조금 미안하지만, 이 애니의 내용은 인간의 변화를 통해서 인간이 가장 악랄하고 무서워질 수 있으며, 착하고 순하게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하지만 그 모든 문제를 접고 우리의 존재는 빛이 나는 것은 결국 변화가 가능한 동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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