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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영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난 3년만에 첫 직장을 그만뒀다. 3년 정도 회사에 다녀봤더니 대학생 때보다 금전적인 여유는 생겼는데, 마음의 여유가 사라졌다. 회사생활도 어느정도 익숙해졌는데 갈수록 삶의 활력은 없어지고, 언제까지 이 일을 해야 할지 암담했다. 게다가 일이 나와 맞지 않아 매일매일 고통스러웠다.

아무것도 정하지 않고 퇴사, 그 때 나이 29살, 3월

'나의 서른에게'는 내게 옛일을 떠올리게 만드는 영화다. 

'나의 서른에게' 라는 영화는 나이와 생일이 같은 두 여성을 통해 서른이 되기 전 스물아홉이 느끼는 고민을 우리에게 털어놓는다. 번듯한 직장, 승진, 연애 무엇 하나 빠질 것이 없는 임약군, 파리로 여행을 떠난 황천락의 집에 머물면서 임약군은 모든게 완벽하게 보였던 자신의 삶에 균열이 있음을 알게 된다. 음반가게 점원, 퉁퉁한 외모, 남들이 보기에는 보잘 것 없어보이지만 삶에 대해 긍정적인 황천락이 쓴 일기를 보며 임약군은 서른을 맞이할 용기를 얻는다.    

"우리는 매일 죽음을 향해 걸어가니까. 남은 시간이 얼마든 하고 싶은 일을 하고 가고 싶은 곳을 가면 되는 거야. 가장 중요한 건 행복했던 모든 순간들을 기억하는 거지. 인생은 우리 뜻대로 되진 않아.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살아가는 것뿐이야."

이 영화는 서른만을 위한 영화가 아니다. 삶을 살아가는 모두를 위한 영화이다. 타인에게 보여지는 완벽했던 삶이 오히려 공허해지기도 하고 소중한 걸 무심코 지나칠 때가 있다. 그 땐 잠깐 멈춰서 내안의 나를 살피는 게 필요하다. 잠깐 다른 사람보다 늦을 수는 있겠지만 그래야 앞으로 남은 삶을 기꺼이 맞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꿈의 시작은 0이다. 

'나의 서른에게'는 홍콩에서 10년동안 인기있었던 연극 <29+1>을 영화화한 것이다. 왜 인기가 있었는지 알 것 같다. 그리고 주인공 황천락이 너무 사랑스러웠다. 우연히 본 영화에 감사하며, 나도 이탈리아 피렌체 두오모를 꼭 가봐야겠다. 내 버킷리스트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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