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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마라스 섬(Guimars Island) 출발


망고의 섬이라고 불리는 기마라스 섬(Guimars Island)에 가기로 했다.


바콜로드 시티에서 트라이시칸을 타고 시외버스를 타고 다시 배를 타고 다시 지푸니를 타는 일정을 세우고 아침부터 일찍 출발하였다. 때마침 필리핀인들이 휴가철과 맞물려 있기 때문에 예약을 안하고 무작정 간다는 것은 조금 불안하지 않을까 했었는데, 그래도 가보는 거다.

우선 숙소에서 트라이시칸을 타고 근처 시외터미널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간 선착장. 한국의 선착장과 비교할 수 없는 열악한 시설이지만 가는 방법이 이것 밖에 없어 기다렸다. 우리가 탈배가 들어왔다. 배에 올라갈 수 있는 거라고는 저 나무 판넬이 전부다. 가방이 가득했던 나는 뒤뚱뒤꿍 거리며 올라갔다.


이 배를 타고 앞으로 1시간 정도를 가면 기마라스 섬에 도착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되게 무모한 여행이였구나 싶기도 하다. 사실 필리핀에 도착해서 무모한 여행이 한두번이 아니였다. 무슨 내가 오지탐험가 한비야씨도 아닌데 말이다.


기마라스에 도착. 사람들이 한꺼번에 배에서 내리는데, 이 곳 역시 나무판 하나다. 내리면서 떨어지면 어쩌나, 내 디카, 내 가방 이런 생각만 들었지만, 균형감각이 있었는지 무사히 착지에 성공했다.

문제가 발생하고 말았다. 갑자기 어디로 가야할지 난감해진 것이다. 기마라스에 도착하면 아마도 리조트에서 호객행위를 할꺼라 믿었는데, 어찌된게 아무도 우리를 잡는 사람이 없었다. 아, 이런! 갑자기 돌아가야 하는 당황스러움이 생겼다. 발을 동동 구르다가 옆에 다른 필리핀인에게 여기에서 제일 유명한 리조트가 어디냐고 물었다.

Alubihod Beach(알루비후드 해변)인데, 방금 거기 다녀왔다고 하면서  어서 지푸니를 하나 빌려서 들어가라고 했다. 지푸니를 타도 1시간쯤 걸린다며 리조트에 방이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푸니를 흥정하는데, 우리가 튜터들에게 들었던 가격보다 터무니없이 비쌌다. 울며 겨자먹기로 어쩔 수 없이 지푸니를 타고 알루비후드 해변으로 떠났다. 다행히 리조트에는 방이 있었고! 


짐을 풀고, 바로 바닷가로 나갔다. 처음에 예상했던 해변이 아니라서 약간 실망을 했지만 그래도 파란 애메랄드 바다와 하얀 모래가 보고 있어도 기분이 좋았다.  

그 날 날씨가 맑아 해가 유난히 뜨거웠다. 같이 간 사람들 중에 수영을 제대로 하는 사람들이 없어서 튜브를 빌려서 놀았다. 나이가 들어 바닷가에서 튜브를 타는 것도 상당히 재미있었다. 그리고 우리가 외국인인지 티가 나는지 필리핀인들이 신기해했다. 지나가면 "Hello" 소리가 마구 들렸다. 가끔 "안녕" 이라는 소리도 함께.

다녀온 지금도 이 사진을 보고 있으면 그 때 생각이 난다. 아무것도 생각하지도 않고 즐거웠던 그 때. 물론 2009년이라 별로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그립기도 하다. 필리핀이라는 나라를 좋아하게 된, 기마라스 여행이 아닐까 싶다. 그 모든 필리핀 자연이 좋아서 말이다.


* 망고의 섬, 기마라스에서는 꼭 망고를 맛보시길! 그 맛은 정말 정말 한국에서 먹어본 망고맛과는 정말 다름! 감탄사가 절로 절로 나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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