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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5년. 이 블로그를 방치했다. 갑자기 문득 생각이나 작은 일상을 남겨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의 (스포無) 영화감상문이다.  

 

영화 포스터는 교복을 입은 남학생과 여학생이 벚꽃이 한가득 핀 다리 위에 서있고 그야말로 서정적인 분위기인데, 영화 제목이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였다.  

이거 학원물 아니고 공포영화인건가?

근데 '췌장'은 어디있는건가? 

(췌장은 '이자'라고도 불리며 위장 뒷쪽에 있다.)

간단한 줄거리는 췌장에 병이 걸린 시한부 인생을 사는 여학생과 그 사실을 알게 된 남학생의 이야기다. 도서관으로 시작하는 분위기가 영화 '러브레터'와 시한부 인생을 사는 여학생은 드라마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에서 비슷하다. 물론 전체적인 분위기는 다르다. 오히려 명랑하다.

한국에서 개봉되는 일본 영화는 유독 학창시절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그 사랑은 지고지순하다. 

학창시절 첫사랑 영화가 많은 이유는 일본인의 특성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일본인은 강한 애정이나 증오를 느끼고 있었다 하더라도 말로 표현하거나 얼굴에 나타나지 않고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행동한다. 또한 옆 사람에게 폐를 끼지 않기 위해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다. 그래서 혹자는 일본인의 속마음을 알기 어렵다고 한다. 

 

그런데 일본인의 특성이 만들어지기 전에 자신의 마음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시기가 바로 학창시절이라는 것이다. 그 시절을 그리워하고 기억하고 싶기 때문이라는 이야기이다. 나도 이 의견에 동감한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는 발랄한 여학생과 조용한 남학생의 이야기가 작위적이지 않아 좋았다. 주옥같은 명대사가 많았지만, 기억할 수 없었다. 시한부 인생의 여학생을 통해 지금, 바로 여기에서 현재를 값지게 살아가야 한다는 걸 다시 알려줘서 너무 고마웠다. 

제가 눈물이 많은 사람이긴 하지만, 손수건을 준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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